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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11호골 폭발→홀란 3골 추격’ 토트넘, 에버턴 2-1 격파…3연승+4위 도약

토트넘이 다시금 3연승을 달렸다. 그 중심에는 ‘캡틴’ 손흥민이 있었다.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히샤를리송과 손흥민의 득점으로 토트넘이 승전고를 울렸다.지난 11일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꺾은 토트넘은 노팅엄 포레스트, 에버턴을 연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맨체스터 시티를 제치고 4위에 오른 토트넘(승점 36)은 선두 아스널(승점 40)을 4점 차로 추격했다.토트넘은 경기 시작 9분 만에 에버턴 골망을 갈랐다. 주인공은 최근 기세 좋은 히샤를리송. 물 흐르는 전개를 자랑한 토트넘은 오른쪽 측면에서 브레넌 존슨이 낮고 빠르게 올린 크로스를 히샤를리송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차 넣었다. 분위기를 잡은 토트넘은 불과 9분 뒤 승기를 굳혔다. 코너킥 상황에서 짧은 패스로 연결한 토트넘은 존슨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때린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다. 흐른 볼이 손흥민에게 연결됐고, 손흥민은 혼전 상황에서 빠른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토트넘은 후반 37분 한 골을 내줬다. 코너킥 상황에서 안드레 고메스가 때린 슈팅이 토트넘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승리는 경기 내내 몰아붙인 토트넘의 차지였다. 이날 11호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득점왕 경쟁에 불을 지폈다. 14골을 몰아친 엘링 홀란(맨시티)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은 12골을 넣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도미닉 솔란케(본머스)를 바투 추격했다.아울러 손흥민은 EPL 통산 114호골을 기록, 이안 라이트(113골)를 제치고 역대 득점 순위에서 단독 23위에 올랐다.김희웅 기자 2023.12.2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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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좋은 데 놓고 치라는 말의 정치학

한비자(韓非子)는 춘추시대 한나라 사람이다. 생각이 아주 깊었다. 정치학에 깊은 조예를 갖게 되었다. 그가 쓴 정치학 책은 당대에 여러 나라 군주가 참고로 삼을 정도였다. 그가 쓴 글 '세난(說難)'은 그의 정치에 대한 깊은 식견을 짐작하게 해 준다. 세난은 한참 후대 사람인 역사가 사마천이 저서 '사기(史記)'에 전문을 실어 전해진다. 세난은 '유세를 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유세(遊說)는 세상을 떠돌아 다니며 달랜다는 뜻이다. 춘추시대에는 다른 나라 출신이라도 그 지혜나 지식을 높이 사서 장관급 자리에 앉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장관을 객경(客卿)이라고 불렀다. 타국에서 스카우트 해 온 장관이라는 말이다. 그런 객경 자리를 얻기 위해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자신의 지식이나 지혜 혹은 철학으로 그 나라 군주를 설득하는 것이 유세였던 것이다. 같은 내용으로 유세를 해도 군주마다 반응은 달랐을 것이다. 나라마다 처한 상황이 달랐을 테니까. 그러니 꾀가 있는 유세객이라면 자신의 생각만 고집한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군주의 안색을 살피면서 세치 혀를 놀렸을 것이 분명하다. 한비자는 유세를 하기가 어려운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군주가 품은 생각을 곧이곧대로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라고. 어떤 군주는 생각과 정 반대로 이야기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어떤 군주는 있는 그대로 털어놓을 수도 있고. 그러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 지 판단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떤 군주가 큰 뜻(예를 들면 천하를 제패할 꿈)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고 치자. 그가 정말 그릇이 큰 사람일까? 누가 겸손하게 작은 이득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고 하자. 그가 진짜 포부가 작은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뱉은 말과 속에 품은 생각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로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 하는 사이가 되고 나서야 비로서 군주의 진짜 속마음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채용이 되어야 할 텐데. 채용도 되기 전에 어떻게 군주의 뜻을 헤아릴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춘추시대 유세는 어렵고도 어려운 것이었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취업 인터뷰 요령을 귀띔하는 어떤 소셜 미디어(SNS) 인플루언서가 '면접은 두 거짓말쟁이가 나누는 대화'라고 말한 것이 떠올랐다. 골프 칼럼에 급기야 한비자까지 출연했느냐고? 바로 골프장에서 남을 배려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하기 위해서다."좋은 데 놓고 치세요" 이 말을 들어보지 않았다면 한국 골퍼가 아니다. 좋은 데 놓고 치라는 말은 훨씬 수월한 곳으로 공을 옮겨놓고 플레이를 하라는 말이다. 규칙대로 하면 너무 가혹하니까. 이 말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 반응이 다를 수 있다. 적절한 배려라고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무슨 소리냐고? 좋은 데 놓고 치라는 말에 왜 마음이 상하냐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산전수전 겪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먼 골퍼이다. 상대가 정통파 골퍼라고 가정해 보자. 나무에 공이나 스윙이 걸려도 그대로 치거나 레이 업 하는 그런 골퍼 말이다. 도저히 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벌타를 받고 언플레이어블 볼(Unplayable Ball)을 선언하는 그런 골퍼 말이다. 언플레이어블 볼이란 샷을 하기 어려운 상황일 때 골프 규칙에 따라 한 벌타를 받고 공을 옮겨서 치는 것을 말한다. 그런 그가 자세를 잡고 곤경에서 탈출하려고 하는 순간 옆에서 "좋은 데 놓고 치세요"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가 "아이고 감사합니다"라며 공을 옮겨놓고 칠까? 천만의 말씀이다. 순간 짜증이 확 날 수도 있을 것이다. 말한 사람이 제 딴에는 배려한다고 던진 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 반대도 가능하다. 초보 골퍼가 고약한 라이에 놓인 공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데 그대로 치라고 닦달한다면? 무슨 이런 야박한 사람이 있느냐고 토라질 수도 있다. 물론 아직 골프 규칙을 따지기에 당당 먼 그런 왕초보라고 가정하고 하는 이야기이다. "좋은 데 놓고 치세요"라고 말한 사람이 받을 대접 혹은 취급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 말을 하면 이해심 많은 사람이라고 여길까? 아니면 골프 규칙을 우습게 보는 가벼운 골퍼라고 생각할까? 배려를 해도 문제이고 하지 않아도 문제이다. 마찬가지로 배려를 받아도 문제이고 받지 않아도 문제이고. 골프를 할 때 처신도 유세 못지 않게 어려운 것 같다.한비자는 이렇게 말했다. 유세에 성공하면 용을 타고 하늘로 오르게 되지만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을 건드리면 용이 몸을 요동쳐서 떨어져 죽게 된다고. 거꾸로 난 비늘이 바로 역린(逆鱗)이다. "좋은 데 놓고 치세요"라는 말을 하는 것이 역린을 건드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면 지나친 이야기일까?‘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3.10.1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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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 모험] 웃통 벗고 골프 친 이야기

설마 그럴 줄은 몰랐다. 4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캐리로 채165m도 날아가지 못할 줄은. 캐리(Carry)는 공이 순전히 날아서 간 거리만을 말한다. 일단 땅에 튕긴 다음 더 굴러서 간 거리는 런(Run)이라고 부른다. 지난 여름 어느 주말이었다. 뱁새 김 프로와 제자들은 충북 진천 천룡CC에 모였다.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했다. 조금 후텁지근하긴 했다. 그래도 전날까지 기승을 부리던 폭염에 비하면 어머니 품이었다. 모두 날씨를 칭찬했다. 날씨만 좋은 게 아니었다. 뱁새 김 프로의 초반 샷도 순조로웠다. 첫 홀부터 무지막지하게 드라이버 샷을 날렸다. 블랙티에서 쳤는데도 남은 거리는 채 60m가 되지 않았다. 62도 웨지로 핀 옆에 공을 딱 붙였다. 탭 인 하듯 버디를 기록했다. 그리고 다음 몇 홀을 아쉽게 파로 마쳤다. 뱁새가 오랜만에 사부로서 체면을 세우는 듯 했다. 그런데 어디 세상사가 뜻대로 되던가? 특히 골프에서. 뱁새와 일행은 황룡코스 6번홀 파3에 들어섰다. 거리측정기로 재보니 앞 핀까지 거리는 187m. 뱁새는 4번 아이언을 꺼내 들었다. 187m 보다는 조금 더 보내는 클럽이다. 물을 건너서 그린에 올려야 하는 홀이었다. 그래서 조금 더 길게 잡은 것이었다. 그 직전까지 다섯 홀을 멋지게 플레이 한 뱁새는 자신 있게 스윙을 했다. 클럽은 부드럽게 바람을 갈랐다. 공도 핀을 향해 멋지게 날아갔다. 아니 멋지게 날아가는 듯 했다. 그런데 아뿔사! 페널티 구역 거의 끝 부분에서 물이 튀었다. 물을 건너갔는지 아니면 물에 빠졌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두껍게 맞은 것도 아니었는데 그랬다. 티잉 구역에서는 느낄 수 없던 맞바람이 퍼팅 그린 쪽에는 불었던 것일까? 다른 플레이어가 샷을 모두 마친 다음 뱁새는 조마조마하며 퍼팅 그린 쪽으로 갔다. 캐디가 먼저 빠른 걸음으로 뱁새 공이 있음직한 자리로 갔다. 그리고는 손으로 수초 속을 가리켰다. 엑스페론. 뱁새 공이 맞았다. 페널티 구역 안 수초 사이에 놓인 것이 문제였다. 잘 하면 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발은 페널티 구역 안에 있는 수초를 밟고 말이다. 하필 이런 날 뱁새가 흰 셔츠에 엷은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올게 뭐람. 모자도 흰색 썬캡을 쓰고. 늘 입던 우중충한 옷 차림이라면 차라리 좋을 것을. 뱁새는 잠시 고민했다. 페널티 처리를 하면? 블랙티로 돌아가거나 화이트 티에서 다시 물을 건너오는 샷을 해야 했다. 보기로 마치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언플레이어블 볼(Unplayable Ball)도 부를 수 없었다. 언플레이블 볼이 가능하다면 공이 놓인 자리에서 두 클럽 이내에 공을 드롭하고 치면 되는데. 그렇다면 한 벌타만 먹고 일반 구역까지 나와서 세번째 샷을 할 수 있을 것 아닌가? 그러면 보기도 가능할 텐데 말이다. 그러나 페널티 구역에서는 언플레이어블 볼을 부를 수 없다. 현 상황에서 그린에 공을 올려서 파를 노리거나 보기로 막으려면? 어쩔 수 없이 수초에 놓인 공을 쳐야 했다. 그런데 흙탕물이 튀면? 남은 반나절을 꼴불견인 채로 다닐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뱁새는 웃통을 벗고 샷을 해야 하나 망설였다. 캐디에게도 물었다. “웃통 벗고 쳐도 될까요”라고. 캐디는 어이 없어 했다. 친선 라운드에서 한 타라도 줄여보겠다고 웃통까지 벗다니 유난 떠는 것 아니냐는 표정이었다. 뱁새도 그런 생각이 들긴 했다. 그래도 평소에 규칙대로 쳐야 한다고 큰소리 치던 체면을 생각하니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1언더파인 현 상황에서 보기로 막고 이븐 파인 채로 남은 라운드를 하고 싶었다. 마침내 뱁새는 평생 처음으로 필드에서 웃통을 벗었다. 바지도 마음에 걸리긴 했다. 하지만 차마 바지까지 벗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중에 다른 플레이어가 말해줘서 알았다. 뱁새가 웃통을 벗고 나더니 모자를 다시 쓰더란다. 캐디의 우려 속에 뱁새는 조심스럽게 수초를 밟고 주저하지 않고 샷을 했다. 물에 살짝 떠있다시피 한 공을 어떻게 치는 지는 얘기할 날이 있을 것이다. 공은 TV 중계에서 본 세계적인 선수가 웃통을 벗고 한 것처럼 멋지게 그린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내리막 경사를 타고 핀 쪽으로 굴러 내려왔다. 생각하지도 못한 행운이었다. 그렇게 다섯 발짝짜리 파 퍼트가 남았다. 뱁새는 캐디가 건네준 수건으로 여기저기 튄 흙탕물을 닦고 셧츠를 입었다. 그런 다음 혼신의 힘을 다해서 브레이크를 읽었다. 그러나 파 퍼트는 홀을 돌아 나오고 말았다. 뱁새는 목표대로 이븐파로 라운드를 이어갔다. 흰색 셔츠도 건졌고. 뱁새는 옆 홀 플레이어들이 수군대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규칙대로 플레이하자는 신조를 지켰다는 것을 뿌듯해 했다. 그것도 뱁새 말이라면 금과옥조로 여기는 사회인 제자들 앞에서 말이다. 아이고 양심이 찔려서 자백해야겠다. 실은 그날 라운드에 내기가 걸려 있었다. 뱁새는 잘난 척 하느라고 블랙티에서 치면서도 핸디캡을 0으로 놓았다. 뱁새가 청년 투어 프로도 아니고 무슨 수로 맨 뒤 티에서 이븐 파 이하를 친단 말인가! 그런데 제자들이 그날 따라 너무 잘 쳐서 모두 핸디캡 대비 언더파를 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뱁새가 그 홀에서 페널티 처리를 하고 더블을 기록하면 도저히 이기기가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웃통을 벗은 것이다. 분명히 로컬 루울이 허락하는 특설 티(흔히 페널티 티라고 부르는 그 티)에서 친다고 하면 구박할 것이 뻔하니까. 프로 골퍼이자 전직 코리안 투어 경기위원이 규칙을 어기면 되냐고! 흑.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3.09.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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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도우미 역할 계속→최다 키패스 기록…토트넘, 본머스 2-0 격파→2연승 질주

손흥민(31)이 토트넘의 연승 행진에 크게 한몫했다. 지난 경기에 이어 이번에도 조력자 역할을 맡았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효율적인 플레이로 팀에 이바지했다.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 AFC 본머스와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3경기 2승 1무를 거둔 토트넘은 순위표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2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치렀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그동안 후방에 고민이 컸던 토트넘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이후 수비에서 안정을 찾는 형세다. 브렌트퍼드와 개막전에서는 2골을 내줬지만,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본머스를 상대로 한 골도 허락하지 않았다. 4-2-3-1 포메이션의 왼쪽 윙 포워드로 선발 출격한 ‘캡틴’ 손흥민은 히샤를리송,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 등과 전방에서 손발을 맞췄다. 지난 경기에서 도우미 역할을 맡은 손흥민은 본머스를 상대로도 연계에 집중했다. 전반 14분 정확한 패스로 매디슨의 슈팅을 끌어내는 등 활약했다. 전반 22분에는 파페 사르의 슈팅을 끌어내기도 했다.득점에도 가담했다. 토트넘이 1-0으로 앞선 후반 18분,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손흥민이 데스티니 우도지에게 원터치 패스를 연결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우도지의 패스를 받은 쿨루셉스키가 본머스 골망을 갈랐다. 이날도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공격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손흥민이다.손흥민은 이날 양 팀 통틀어 최다 키패스(4회)를 기록했다. 아울러 토트넘 공격진 중 가장 많은 패스(39회)를 동료들에게 배달했다. 득점과 도움 없이도 전방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토트넘은 전반 17분 0의 균형을 깼다. 미드필더 파페 사르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매디슨을 보고 패스를 건넸다. 매디슨은 방향만 바꿔놓는 슈팅으로 본머스 골문을 열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후 매디슨이 처음으로 넣은 골이었다. 리드를 쥔 토트넘은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갔다. 후반 쿨루셉스키의 쐐기 골이 터진 후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찬스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김희웅 기자 2023.08.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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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평→호평 세례…‘국대흥’ 떠올리게 한 캡틴 손흥민, ‘피니셔’ 아니어도 리더 자질 완벽 증명

손흥민(31·토트넘)이 주장의 품격을 뽐냈다. 장점을 과시하면서도 헌신적인 플레이로 주장 데뷔 후 첫 승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홈 경기에서 파페 사르의 득점과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자책골을 엮어 2-0으로 이겼다. 지난 13일 브렌트퍼드와 개막전에서 비긴 토트넘은 시즌 첫 승전고를 울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정식 주장으로 임명된 손흥민은 이날도 어김없이 왼팔에 완장을 달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그는 왼쪽 윙 포워드로 선발 출전해 히샤를리송,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와 손발을 맞췄다.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공격을 이끌어가는 영향력이 여느 때보다 컸다는 평가다. 슈팅보다는 연계에 집중했다. 손흥민은 90분을 뛰면서 슈팅 1개에 그쳤다. 하지만 팀 내 최다 키패스(4회)를 기록하는 등 동료들을 돕기 위해 애썼다. 상대 페널티 박스 주변에서 수비를 끌어놓고 자유롭게 있는 동료에게 볼을 건네는 등 여러 차례 양질의 찬스를 제공했다. 주로 경기장 측면에 위치했지만, 플레이 메이킹에 힘쓴 것이다. 흡사 태극 마크를 단 캡틴 손흥민의 모습이었다. 특히 역습 선봉장 역할을 충실히 했다. 손흥민의 빠른 발은 맨유 수비진에 가장 큰 위협 요소였다. 손흥민은 후방에서부터 볼을 운반해 함께 역습에 나선 동료들에게 패스를 건넸다. 슈팅으로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에도 무리하기보다 팀플레이를 택했다. 특히 전반 40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 여럿을 끌어놓고 풀백 페드로 포로에게 볼을 내준 장면은 백미였다. 포로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으면서 아쉬움을 삼켰지만, ‘피니셔’가 아니어도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대목이었다.존재감은 90분 내내 빛났다. 손흥민은 후반 25분 부진했던 최전방 공격수 히샤를리송이 빠지자, 그 자리를 메웠다. 1선에서 손흥민이 연계 플레이에 힘쓰면서 토트넘의 공격은 더욱 살아났다. 수비력도 도드라졌다. 지상 경합 9회 중 여섯 차례 승리했다. 캡틴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면서도 헌신적으로 뛰었다는 것을 보인 완벽한 한 판이었다. 현지 혹평이 호평으로 바뀌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왼쪽 측면에서의 경험을 모두 활용해 맨유 수비진을 공략했다. 데스티니 우도지, 매디슨과 호흡이 빼어났다”고 칭찬했다. 또 다른 매체 90MIN은 “장기 탈장 문제에서 마침내 회복한 후 1년 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순발력과 자유로움을 선보였다”며 박수를 보냈다. 두 매체 모두 손흥민에게 평점 7을 건넸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와 후스코어드는 각각 양 팀 통틀어 세 번째로 높은 평점 7.9, 7.7을 부여했다. 경기 후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에서도 주장을 맡고 있다. 그는 축구계에서 동료와 상대 선수에게 늘 존중받는 선수다. 매일 열심히 훈련하며 모범을 보인다. 주장직을 잘 수행하고 있다”며 엄지를 세웠다. 주장으로 첫 승을 일군 손흥민은 마냥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분명 엄청난 결과지만, 더 나은 팀이 되려면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점을 생각해야 한다. (발전을 위해) 선수들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며 우리는 향상을 기대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건재를 알리는 경기였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EPL 36경기에 나서 10골 6도움을 기록, 부진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무엇보다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자주 도마 위에 올랐다. 침묵을 지키던 그는 2023~24시즌 개막을 앞두고 스포츠 탈장으로 시즌 내내 고통을 겪었다고 고백함과 동시에 반등을 다짐했다.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은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건네며 믿음을 보였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캡틴이 된 손흥민은 지난 13일 브렌트퍼드와 첫 경기에서 무리한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현지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에서 맨유를 상대로 헌신적인 플레이로 시즌 첫 승을 이끌면서 국가대표팀에 이어 다시 한번 리더의 자질을 증명했다. 김희웅 기자 2023.08.2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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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황희찬, ‘21세기 최연소’ 오닐 감독 가르침 받는다…로페테기와 결별 하루 만에 선임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게리 오닐(40) 감독의 지도를 받는다. 울버햄프턴은 1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 새 사령탑으로 오닐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울버햄프턴은 오닐 감독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울버햄프턴은 오닐 감독에 관해 “21세기 구단 최연소 감독이며 6년 만에 정식으로 팀을 이끄는 영국 감독이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감독직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1983년생인 오닐 감독은 선수 시절 포츠머스, 미들즈브러,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 여러 팀에서 활약했다. 2020년에는 리버풀 U-23(23세 이하)팀 수석 코치직을 맡으며 지도자로서 첫발을 뗐다. 2022년 9월 AFC 본머스 감독 대행으로 선임된 오닐 감독은 당시 준수한 성적으로 정식 감독 계약을 체결했다. 본머스의 EPL 잔류를 이끈 그는 2022~23시즌을 끝으로 결별했다. 무적 신세가 된 지 약 두 달 만에 울버햄프턴 지휘봉을 잡게 됐다. 지난 9일 훌렌 로페테기 감독과 결별을 알린 울버햄프턴은 단 하루 만에 오닐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구단과 로페테기 감독 사이 견해차가 컸고, 양측 모두 계약 해지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닐 감독을 데려온 맷 홉스 울버햄프턴 단장은 “오닐 감독은 의욕적인 젊은 코치이며, 울버햄프턴에서 우리와 함께 성취할 수 있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 오닐 감독이 우리 팀과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맷 홉스 단장은 “울버햄프턴의 모든 사람이 오닐 감독을 환영하길 고대하고 있다”며 “오닐 감독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것이며 구단이 계속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로페테기 감독 휘하에서 신임받던 황희찬은 새 경쟁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황희찬은 로페테기 감독 체제에서 19경기 만에 4골을 넣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잦은 부상에도 로페테기 감독은 그에게 믿음을 줬다. 하지만 새 수장이 오면서 제로 베이스에서 주전을 꿰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김희웅 기자 2023.08.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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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 수술 미룬 손흥민의 본심, 눈부신 프로의식…‘반등하겠다’ 다짐까지

지난 시즌 누구보다 강행군을 펼친 손흥민이 스포츠 탈장 수술을 미룬 이유에 대해 ‘팀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시 한번 다가오는 2023~24시즌 부활을 다짐했다. 26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최근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일정을 소화 중인 손흥민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먼저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 대해 “정말 힘들었다. 평소에 고통을 숨기는 편이라 공식적으로 (스포츠 탈장) 수술을 한다고 밝히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새 사람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손흥민은 지난 2022~23시즌이 끝난 뒤 영국 현지에서 가벼운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팬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손흥민은 6월 A매치 친선경기를 위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 훈련을 위해 한국 땅을 밟았는데, 수술 여파로 회복 기간을 가지기도 했다. 시즌 중 스포츠 탈장의 여파도 짐작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매체를 통해 “평소에 운동하지 않을 땐 괜찮았는데 경기장에서 턴, 달리기, 슈팅 등 모든 동작에 영향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경기장에 갈 때 기대감을 안고 갔는데 워밍업을 하면 고통이 시작돼 정말 괴로웠다. 시즌이 끝날 때 수술을 결정했고,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한편 시즌 중 수술을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구단, 선수, 스태프 등 모든 구성원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손흥민은 “모든 순간에 책임감을 가진다. 분명한 건 팀이 힘들 때 외면하고 싶지 않았다. 고통 때문에 이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손흥민은 상당히 오랜 기간 스포츠 탈장 여파로 인해 고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안와골절이라는 악재를 겪은 걸 생각해보면 말 그대로 ‘이중고’를 겪은 셈. 심지어 시즌 초반 부진한 손흥민을 두고 영국 현지 언론은 연일 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EPL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리그 중 하나다. 100% 상태여도 힘든데 부상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힘든 순간에도 동료들과 팬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 고통을 참고 견뎠지만, 온전히 내 결정이었고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철저한 프로의식을 다시금 엿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손흥민은 이어 다시 한번 다가오는 시즌 부활을 다짐했다. 그는 “지난 시즌은 모두가 기억하는 Sonny가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싶다. 6시즌 연속 일관된 모습을 보인 건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지난 시즌은 최고의 해는 아니었지만, 가장 많이 배운 시즌이었다”면서 “이번 시즌에는 모두가 알고 있는 손흥민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는 프리시즌 시작 직전 손흥민의 다짐과 같다. 그는 지난 17일 같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토트넘에 보답하고 싶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고 있지만, EPL에서 뛰는 것이 여전히 내 꿈이다. 이번 시즌이 정말 기대된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숱한 어려움에도, 손흥민은 리그 10골을 터뜨리며 7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아시아 선수 최초 EPL 100골 고지도 밟았다. 2022~23시즌 공식전 47경기 14골을 터뜨렸다. 그는 2022~23시즌까지 EPL에서만 103골(공동 32위)을 터뜨렸는데, 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와 어깨를 나란히 한 기록이다. 1골 만 더 추가한다면 ‘드록신’ 디디에 드로그바와 동률이다. 2023~24시즌 손흥민의 득점 순위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팬들의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한편 토트넘은 2023~24시즌 새 시대를 앞두고 있다.토트넘은 2022~23시즌 중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결별했다. 콘테 감독은 월드컵 후 부진한 팀 성적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공개석상에서 구단, 선수들을 비난하며 논란이 일었다. 손흥민은 콘테 감독의 비난에 대해 “그걸 의도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경기 이후 감정적으로 동요해 공격적인 표현이 나왔을 거다”고 설명했다. 이어 “콘테 감독에게 나쁘게 말할 수 없다. 책임은 나에게 있다. 2년 전 득점왕을 차지했고,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하지만 팀이 힘든 순간에 내 활약이 좋지 못했다. 감독님께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콘테 감독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와 함께 EPL 득점왕을 수상했다. 나쁜 얘기를 할 수 없다. 우리가 원한 결말은 아니었지만, 그와 함께하며 많이 배웠고, 열정적인 사람이 되는 법도 배웠다”고 감사를 전했다.최근 토트넘의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인터뷰의 내용과 일맥상통하다. 로메로 역시 같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월드컵 우승 뒤 구단에 돌아왔는데 선수단과 스태프가 분열돼 있었따. 하지만 우리가 겪은 부진에 대한 책임은 내가 먼저 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콘테 감독과 결별한 토트넘은 두 명의 감독 대행 체제를 거쳐 우여 곡절 끝에 엔지 포스테코글루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2023~24시즌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빅리그 첫 해다. 토트넘은 EPL 8위에 그쳐 2023~24시즌 유럽 대항전에 나서지 못하지만, 일찌감치 이적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입으로 선수 보강에 나섰다. 제임스 매디슨, 굴리엘모 비카리오 등은 이미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통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해 “작년에 비해 많이 바뀌었다”고 운을 뗀 뒤 “다른 축구 스타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시즌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첫 출항이었던 웨스트햄전에서 토트넘은 2-3으로 졌다. 손흥민은 명단에서 제외돼 휴식을 취했다. 23일 레스터 시티와 친선경기에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현지 기상 악화로 경기가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 손흥민의 첫 출전은 26일 저녁 8시 30분 라이언 시티 FC와의 경기가 유력하다.김우중 기자 2023.07.26 15:17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니들이 런던 오리지널 축구팬의 감성을 알아?

코크니(Cockney)는 런던 사람(Londoner)을 의미한다. 그들은 해외에서 많은 인구가 유입돼 국제적인 도시가 된 런던에서 ‘진짜 런던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코크니 영어는 영국 런던 동쪽의 이스트 엔드에서 유래, 북쪽으로 퍼졌고 결국 런던 전역의 노동자 계급에서 쓰이게 된다.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코크니 영어의 특징 3개(발음, 속어, 라이밍 슬랭)를 소개했다. 이러한 특징은 축구와 어떻게 연결되어 사용될까? 영국 영어에서 ‘오이(Oi)’라는 표현은 꽤 자주 들린다. 예를 들어보자. 축구장에 입장하기 위해 줄 서 있는데, 누군가가 새치기를 하면 “Oi, mate! Why did you cut me off?(이봐, 왜 새치기해?)”라고 말할 수 있다. 오이가 바로 코크니 영어에서 나온 발음이다. H로 시작하는 단어의 H 발음은 생략되므로, ‘Hoy(호이, 주의 환기를 위해 외치는 소리)’가 코크니 영어에서 오이가 되는 것이다. 오이는 화가 났을 때 누군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쓰는 비격식 언어다. 코크니 영어의 속어도 몇 가지 알아보자. 대표적으로 ‘isn’t it’ 대신에 사용하는 ‘innit’ 이 있다. ‘innit’은 문법에 맞지 않게 쓰여 진다는 것도 기억하자. 예를 들어 “Harry Kane is a great player, innit(해리 케인은 훌륭한 선수야, 그렇지?)” 이렇게 ‘isn’t he’대신 사용된다. 인사말인 ‘Hello, Hi’는 속어로 ‘하이야(Hiya)’다. 코크니 속어인 “I am Knackered”는 영국에서 많이 쓰이는 표현이나, 국내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내커드(Knackered)는 ‘엄청 피곤한’이란 뜻이다. 이외에도 영국의 화폐 단위 파운드(Pound)는 퀴드(Quid)로 불릴 때가 많다. 코크니 영어의 백미는 라이밍 슬랭(rhyming slang, 압운 속어)이다. 쓰려고 하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라임(rhyme, 운율)을 이용한 어구를 쓰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담과 이브(Adam and Eve)에서 Eve는 believe와 운율이 맞는다. 따라서 아담과 이브는 믿다(believe)란 뜻이다. 이를 문장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Can you Adam and Eve it(그것을 믿을 수 있어)?”때론 운율의 후반부가 생략될 때도 있다. 사과와 배(apples and pears)는 계단(stairs)이라는 의미인데, pears는 생략이 가능하다. 따라서 "I'm going up the apples"는 “나는 계단을 올라갈 것이다”란 뜻이다. 어구에 따라 후반부의 생략 여부가 결정된다. 참고로 Adam and Eve는 생략 없이 같이 쓰인다. 라이밍 슬랭을 외부인이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한번 알게 되면 여러분도 이들의 매력에 빠질지도 모른다.풋볼(Football)은 영국에서 속어로 풋티(footie 혹은 footy)라고도 불리지만, 풋볼에 관한 코크니 라이밍 슬랭은 없다. 대신에 매치(match, 경기)를 사용한다. 매치의 라이밍 슬랭은 ‘itch and scratch’다. Scratch란 단어가 Match와 라임이 맞기 때문이다. 즉 itch and scratch는 축구 경기(football match)를 의미한다. 때론 줄여서 itch만 쓸 때도 있다. 따라서 영국인이 여러분에게 “watch the itch with me”라고 말하면 “함께 축구를 보자”는 의미다. 축구장에 입장하려면 티켓(ticket)이 필요하다. 티켓의 라이밍 슬랭은 ‘지미니 크리켓(Jiminy Cricket)’이다. 지미니 크리켓은 1940년 디즈니에서 제작한 피노키오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귀뚜라미 캐릭터다. 역시 티켓과 크리켓의 라임이 맞는다. 줄여서 지미니만 쓸 때도 있다. 티켓이 없으면 TV로 축구를 볼 수밖에 없다. TV의 라이밍 슬랭은 ‘커스타드 앤 젤리(Custard and Jelly’다. 텔레비전은 흔히 줄여서 텔리(Telly)로 불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watch the itch on your custard”는 “TV로 축구 경기를 본다”는 의미다. 2012년 아스널에 합류한 독일국가대표 출신의 루카스 포돌스키는 팀 동료로부터 코크니 라이밍 슬랭 교습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수업은 ‘dog and bone(phone, 전화)’ 같은 기초부터 시작해 ‘Britney Spears(beers, 맥주)’ 같이 최근에 만들어진 슬랭을 거쳐 축구로 옮겨갔다고 한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써먹기 위해 이를 배웠다는 포돌스키는 아마도 이렇게 말하고자 했을 수도 있다. “I tried not to hit the Albert Hall(공, ball) into the beans on toast(골대, goalpost)(골대에 공을 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독일 출신의 명장 토마스 투헬이 첼시 감독 시절 코크니 라이밍 슬랭을 쓸 수 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투헬은 영어에 능숙하지만 그러한 슬랭은 모른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터뷰 말미에 그는 “I have no scooby-doo(전혀 모르겠다)”라는 완벽한 라이밍 슬랭을 구사해 많은 웃음을 줬다. Clue(단서, 실마리)가 Scooby-Doo와 운율이 맞기 때문에, “I haven’t a scooby”는 “I haven't a clue(감도 못 잡겠어)"라는 뜻이다. 코크니 영어를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런던 오리지널 축구팬의 감성이 전달되기를 희망한다. 지면 관계상 더 많은 예를 들지 못해 아쉽지만, 하나만 더 알아보자. 벨기에의 유명 맥주 스텔라(Stella)의 라이밍 슬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세계적인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다. 여러분이 런던 펍에 가게 되면 이렇게 한 번 주문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I'd like a pint of Mandela(스텔라 1 파인트 주세요).”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6.24 09:00
프로야구

[IS 포커스] '벽'이 무너졌다, 32타석 무안타 김현수

베테랑 왼손 타자 김현수(35·LG 트윈스)의 타격 슬럼프가 심각하다.김현수는 지난 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7경기 연속으로 안타를 치지 못했다. 30타석 28타수 무안타. 2일 NC전 네 번째 타석부터 무안타라는 걸 고려하면 32타석 30타수 무안타로 기록이 더 악화한다.김현수의 4월은 뜨거웠다. 23경기 타율이 0.400(80타수 32안타). KBO리그 타자 중 유일하게 규정 타석 4할 타율을 달성했다. 하지만 5월 타격감이 곤두박질쳤다. 월간 타율이 0.061(33타수 2안타)로 4월과 비교하면 천양지차. 시즌 타율은 어느새 0.301까지 떨어졌다. 지난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현수를 경기에 투입하지 않고 휴식을 줬다.염경엽 감독은 김현수가 타격 슬럼프에 빠지기 전인 5월 초 "(지난 4월을 돌아보면) 현수가 좋아진 건 벽"이라면서 "김현수가 (과거 타율) 3할4푼을 쳤을 때는 (밀어서 치는) 왼쪽 안타가 굉장히 많았다. 그런데 오른쪽 벽(어깨)이 무너지니까 에버리지가 떨어지는 거"라면서 "센터 중심으로 치려는 방향성이 좋아지면서 옛날 김현수로 돌아갔다"라고 말했다. 4월에 기록한 안타의 방향이 이상적이었다는 의미였다. 4월 그의 안타 중 59.4%가 왼쪽(10개)과 중앙(7개)으로 향했다. 이는 지난 시즌(52.7%)보다 6.7%포인트(p) 향상한 수치였다. 김현수에게 중요한 건 '왼쪽'이다. 풀 히터인 만큼 상대 팀 내야수들이 오른쪽에 수비 시프트를 가동한다. 당겨치면 촘촘한 수비 그물에 타구가 걸릴 수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은 "(벽이 무너져) 몸이 빠지면 왼쪽으로 칠 수 없다. 요즘에는 시프트에 걸리면 툭 쳐서 (타구를 왼쪽으로) 굴려도 안타다. 그게 4할을 만드는 거"라면서 "현수가 가장 중요한 기본을 지키는 거다.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잠깐 잊고 있던 기본기를 채우면서 고타율을 기록하는 거"라고 칭찬했다. 이어 "3할2푼 이상 치는 타자들은 (방향을 가리지 않고 때려내는) 스프레이 타자다. 그래야 고타율을 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5월 들어 김현수의 타구는 방향성을 잃었다. 무엇보다 공이 뜨질 않는다. 월간 내야 타구(12개)와 외야 타구(12개) 비율이 1대1이다. 4월에는 외야 타구(56개)가 내야 타구(19개)보다 월등히 많았다. 전반적으로 타구 속도마저 하락, 내야를 뚫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하고 있다. 대부분의 땅볼이 아웃 카운트로 연결된다. 그 탓에 4월 0.413이던 BABIP(Batting Averages on Balls In Play)가 5월 0.071로 급락했다. BABIP는 홈런이나, 삼진, 볼넷을 제외하고 페어 지역에 떨어진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을 의미한다. 평균에 얼마나 수렴하느냐에 따라 해석에 차이가 있는데 김현수는 5월에 '지독하게' 운이 없었다.김현수의 통산 타율은 0.316이다. 3000타석 소화 기준 역대 타격 8위에 이름을 올린다. 그만큼 자타 공인 '타격 장인'이다. LG 타선이 짜임새를 갖추려면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 홈런 1위 박동원과 함께 그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안 좋을 때는 기본을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현수가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16 05:01
프로야구

운(運)과 싸우는 '타격 기계'

'타격 기계'가 운(運)에 맞선다. 올해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의 타격 성적표는 어색하다. 시즌 첫 31경기(팀은 33경기) 타율이 0.232(125타수 29안타). 규정타석을 채운 62명의 선수 중 52위에 머무른다. 최소 3000타석 소화 기준 역대 타격 1위(0.338), 지난해 KBO리그 역대 네 번째 '타격왕 2연패'를 달성하며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데뷔 첫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한 그이기에 2할대 초반 타율이 더 낯설다.공교롭게도 오프시즌 타격 폼에 손을 댔다. 시즌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자격을 얻는 이정후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 의사가 강하다. MLB 선수들의 빠른 공에 대처하려고 겨우내 보폭(스탠스)을 좁히고 배트 잡은 팔의 높이를 낮춰 테이크 백(스윙하기 전 배트를 뒤쪽으로 약간 빼는 동작)을 간결하게 만들었다.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바뀐 타격 폼을 실험했고 곧바로 정규시즌에도 적용했다. 그런데 각종 타격 지표가 급락하면서 조급함이 커졌다. 스스로 "생각한 것보다 (타격 슬럼프가) 길어졌다"고 말할 정도였다. 진짜 이정후의 부진은 심각한 수준일까. 눈여겨볼 그의 기록 중 하나가 BABIP(Batting Averages on Balls In Play)이다. BABIP는 홈런이나, 삼진, 볼넷을 제외하고 페어 지역에 떨어진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을 의미한다. 보통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많거나 주력이 뛰어난 선수들의 BABIP가 높은 편이다. 타구가 강하면 수비를 뚫어내고 주력이 좋으면 내야 땅볼이 안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운'도 작용한다. 페어 지역에 아무리 좋은 타구를 날려도 상대 호수비에 걸리면 BABIP 수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BABIP가 평균에 얼마나 수렴하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진다.그런 면에서 이정후의 BABIP는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BABIP가 0.239로 리그 하위 58위권(규정타석 평균 0.319)이다. 2021년 0.373, 지난해 0.339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수치가 하락했다. 모 구단의 데이터 분석 담당자는 "이정후는 각종 트래킹 데이터를 봤을 때 지표상 엄청나게 나빠진 게 없다. 그래서 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게 희한할 정도"라며 "운이 많이 없다는 거 말고는 해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이정후의 인플레이 타구 평균 속도는 리그 상위 3%에 해당한다. 그만큼 타구 질이 좋은데 BABIP가 낮으니 "불운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이정후에 대해 "인플레이 타구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며 "아직 30경기밖에 하지 않았다. 30경기를 가지고 많은 지표를 비교한다는 건 좀 무리가 있다. 지금 뭔가 흡족해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 건데 현장이나 본인이나 많은 인내가 필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 모처럼 팀 승리를 이끌었다.이정후는 '2022시즌 타격 폼'으로 운에 맞선다. 익숙했던 타격 폼으로 수정하면서 개인 성적이 조금씩 향상하고 있다. 지난 7일 이후 4경기 BABIP도 0.313으로 올랐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선수 입장이기 때문에 (바뀐 타격 폼으로) 계속하기에는 조급해지더라"며 "편안하게 치자고 생각하면서 그냥 의식에 몸을 맡겼는데 작년 폼으로 되돌아간 거 같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해야 할 경기가 더 많다"고 반등을 자신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1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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